릴레이인터뷰이달에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 인터뷰!

[인터뷰] 슬프면 슬퍼하고, 즐거우면 즐거워하고, 걱정되면 걱정하고….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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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릴레이인터뷰

 

성우 남도형

 

“슬프면 슬퍼하고, 즐거우면 즐거워하고, 걱정되면 걱정하고….”

 

 

 

                     남도형  |  성우

                     KBS 성우극회 32기

                     <갓 오브 하이스쿨> 진모리 역

                     <4월은 너의 거짓말> 와타리 료타 역 외 다수 출연

                               


 

Q1. 안녕하세요. 조민수 성우님의 지목으로 세 번째 릴레이인터뷰 성우로 초청되셨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많은 성우분이 오디언을 통해 데뷔하시면서 많은 활동도 하시는데, 그중에 3등이라니 동메달이네요. 감사합니다. 긴 시간을 오디언과 함께 했는데 3번째라는 빠른 순번에 연락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쁘고 감개무량합니다.

 

 

 

 

Q2. 오디언과의 작업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오디언은 오디오 콘텐츠 시작했을 때부터 제 연차와 함께 커간 곳이에요. 저 같은 경우에는 오디오북 첫 작업이 오디언이었어요. 제가 2011년도부터 스케줄 앱을 쓰기 시작했는데, 거기에 입력이 안 돼 있어요. 그렇다는 건 2010년쯤에 처음 시작했던 건데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는 작품으로 오디오북이라는 걸 처음 접했어요.

 

'오디오북이 뭐야? 낭독?'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라디오 드라마를 3년 동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생소한 분야였는데, 오디언에서 작업하면서 이해도를 넓혀갔습니다. 오디언과의 작업은 저한테는 정말 집 같은 곳이에요. 즉, 성우 남도형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열어준, 언제와도 어색하지 않고 함께 자라는 곳입니다.

 

 

Q3. 파란색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많은 색 중, 파란색에 빠지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우선 오늘은 파란색이 많이 없어요. 저는 코발트 파랑을 좋아하는데, 짙은 파랑! 파랑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연인 사이로 말하자면, 그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를 댔을 때… 그 이유가 식상해진다면 헤어지게 돼요. 그냥 좋아요, 그게 진짜 무서운 거거든요. 그냥 좋아해서 결혼까지 가는 거거든요. (웃음)

 

저에게 파랑은 인생의 일부처럼 되어있어서 파랑을 보면 그냥 기분이 좋고 파랑만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더울 때 시원해지고, 겨울엔 따뜻해지고, 우울할 땐 즐겁게 해주고, 너무 흥분했을 땐 차분하게 날 가라앉히고, 나의 인생의 동반자, 멘토입니다.

 

 

 

 

이게 인터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고 저한테 그런 존재가 됐어요. 이번 질문을 미리 들어보고 생각을 해봤는데 저한테는 그렇더라고요. 나를 잡아주는 중심에, 한가운데 파랑이 있더라고요. 어떤 팬분이 마트료시카라는 러시아 인형을 줬어요. 제 캐릭터들이 나오다가 나중에 남도형이 나오고 그 안을 보니까 파란색 알맹이가 나오더라고요.

 

저의 코어 같은 존재가 아닌가… 좋아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여러분을 사랑하는 의미와 같습니다.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는 거예요. 그게 진정한 사랑입니다.

 

 

Q4. 블루(Blue)는 '우울'을 뜻하기도 하는데요. 우울함을 떨쳐내는 성우님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파란색이 우울한 색이라고도 하는데 저한텐 그렇지 않고요. 종교적인 얘기로 갈 수가 있는데요. 저는 불교 신자예요. 제 스승님 같은 분이 말씀해 주신 부분이 있어요. 제가 굉장히 힘들었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했더니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도형아, 진정한 강함이란 그 현상을 느끼고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그 현상을 느끼되 거기에 끌려가지 않는 것이다.' 성현의 가르침 같은 어려운 말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예로 들어… 아, 이건 극복 법이 아닙니다.

 

그냥 슬프면 슬퍼하고, 즐거우면 즐거워하고, 걱정되면 걱정하고, 대신 벌어지지 않은 일을 걱정하지 않고, 그냥 벌어진 다음에도 충분히 시간은 되더라고요. 그리고 어떻게든 솟아날 구멍은 생기더라고요. 가령, 저도 종종 불면증이 와요, 괴로워요.

 

'아, 잠 못 자서 미치겠다. 뭐 하지? 그러면 게임을 하면 되지.' 새벽 시간에 그 몸 상태로 게임 안되더라고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그다음 생각은 가지 않아요. 불면증이 왔을 때 걱정하는 게 뭐죠?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면 어떡하지?', '목소리가 잘 안 나오면 어떡하지?', '스케줄 많은데 다 소화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까지 가지 않아요. '지금 불면증 때문에 못 자고 있구나, 괴롭다.' 다음까지 생각해서 나를 더 괴롭게 하고….

 

사람이 실수하는 게 딱 두 개거든요. 긴장했을 때랑 뭘 잘하려고 할 때, 그때 실수를 하는 거예요. 견디지도 극복하려 하지 말고 그냥 괴로워하시고요. 즐거울 땐 즐거워하시고요. 지금 그 현상에만 느끼고 집중하면 조금은 덜 힘들더라고요. 그게 우울함을 극복하는 방법 일진 모르지만. 저한테는 그런 긴 이야기를 대체하는 하나의 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5. 성우란 직업은 어떤 의미인가요?

 

성우란 직업을 생각할 때 근래에 정말 많이 떠오르는 단어가 있어요. '감사하다', '행복하다'. '한국에 다양한 직업군이 있지만 이만큼 행복한 직업이 있을까?' 힘든 것도 있지만 힘든 건 어떤 직업이든 마찬가지기 때문에. 이렇게 즐겁게 내 할 일을 하고 또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고, 안 좋은 지적을 해주실 때도 있지만….

 

성우라는 직업이 정말 연기하면서 여타 문제들을 신경을 덜 쓰고 오롯이 내 연기만 집중할 수 있는 것, 외모 · 행동을 떠나서 내 안의 소리만으로 연기한다는 게 멋있는 것 같아요.

 

선배들 인터뷰 볼 때 공감을 못 했는데 이제야 15년 차가 되어 보니까 공감이 돼요. 소리만으로 상대를 즐겁게 해주고 나도 즐거워진다. 그 자체가 축복받은 직업이고 영원히 무덤에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감사해야 할 직업이다. 유령이 돼서도 감사해야 할 직업이다. 정말 행복하고 정말 축복받은 직업이다.

 

성우라는 게 저에겐 딱 한 마디죠.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감사하다'. 감사하다는 의미가 여러 의미가 함축된 의미로 와닿지 않나…. 진짜 감사한 직업인 것 같습니다.

 

 

 

 

Q6. 마지막으로 시청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디언을 사랑해 주시고 한국 성우를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들, 보고 계실 시청자분들. 성우라는 직업은 멀리 있다면 멀리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가까이 있다면 가까이 있는 직업입니다. 항상 여러분들의 귓가에 맴도는 다양한 소리에는 저희의 음성이 많이 녹아있습니다. 그만큼 여러분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저희에게도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유기체 같은 존재인데요.

 

이 인터뷰를 보시고 난 후 '성우 음성이 또 어디에 들어갔지?' 관심 가져주시고 한국 성우들 많이 응원해 주시면 그 기운 받아서 좋은 콘텐츠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오디언 콘텐츠도 많이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럼 오디언에서 앞으로 더 많은 소개 영상과 다양한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다음 작품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작품도 오디언에서 만나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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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3